지난 산행 간 눈여겨봤던 해룡산 숲길을 다녀왔다.
미약했지만 태풍이 막 지나간 시점이었고 새벽까지 궂은 비가 제법 왔다. 오전 11시가 넘어 산행을 시작하였고 한 여름에 제법 늦은 시작시간이었지만 오늘 간 곳은 그에 알맞은 경로였다.
도저히 사고가 날 수 없는 곳에서 접촉사고를 내는 상황을 목격하며 출발했다. 이날 해룡산 인근에 주차했다가 뺑소니를 당하신 분이 계신다면 차량번호를 공유해 드리겠다.
가벼운 해프닝과 함께 오늘도 힘차게 출발!
오늘의 목적지인 칠봉산 입구를 전환점으로 원점회귀하는 들머리와 날머리가 같은 코스이다.
내륙 북쪽 끝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태풍은 체감하기 어려웠지만 산에 오니, 눈에 보이고 내가 겪는 게 세상의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많은 비로 생긴 작은 폭포는 오늘 산행에 청량감을 더해준다.
출발하면 곧장 나오는 첫 번째 휴식처를 뒤로하고 계속 나아간다.
길목마다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들이 경각심을 안겼다.
그늘 없는 구름다리 휴식처를 지나 동두천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난다. 다음에 가볼까 싶었지만 숲이 우거지고 길목이 정비되지 않아, 망설여진다.
영향력이 크지 않았던 태풍에도 제법 큰 나무가 쓰러졌다.
오지재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세 번째 휴식처까지 패스하고 해룡산 등산로 입구에 있는 정자까지 계속 이동한다.
정자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 정비를 한다.
해룡산 정상으로 가는 입구는 편도를 기준으로 숲길 전환점까지 절반쯤 된다.
도로 옆으로 임시로 생긴 시냇물은 숲의 상쾌함을 더한다.
숲길의 쾌적함을 느끼며 걷다 보면 전환점에 다다르게 된다.
오늘은 원점회귀로 해룡산 숲길만 왕복하는 계획이었으나, 상대적으로 낮은 칠봉산과의 연계하는 것도 좋은 코스가 될 것 같다.
오늘 잔뜩 챙겨 온 공주의 물은 현지 조달로 줄어들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새벽까지 내린 비로 초반에는 날파리가 거의 없었으나, 오후를 넘기면서 다시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다. 산 위에 걸린 구름으로 형성되는 미스트와 곰탕은 이러한 날파리를 쫓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오면서 눈에 익숙해진 길을 다시 걷는 것 역시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등산 대신 평탄한 경로의 트래킹을 왕복코스로 잡았지만, 무더운 8월의 정오를 숲길을 걸으며 쾌적하게 걷는 즐거움을 얻어갈 수 있었다.
무더운 날씨와 햇볕의 영향을 덜 받기 좋고 반려동물과 함께 하기 좋은 장소이다.
태풍의 영향으로 도토리가 많이 떨어졌는데, 야생동물들이 먹을 수 있도록 인간들의 욕심을 조금 줄였으면 하는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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